2017. 3. 17. 22:59ㆍSummative/Book
여행의 기술_알랭 드 보통
그렇기 때문에 귀중한 요소들은 현실보다는 예술과 기대 속에서 더 쉽게 경험하게 된다.
기대감에 찬 상상력과 예술의 상상력은 생략과 압축을 감행한다.
이런 상상력은 따분한 시간들을 잘라내고,
우리의 관심을 곧바로 핵심적인 순간으로 이끌고 간다. _p25
미래의 복잡한 문제가 드러나면서 과거의 승리는 이제그렇게 대단해 보이지 않는다.
아름다운 광경도 늘 우리 주위에 있는 풍경인 양 스쳐지나가게 된다. _p33
아름다운 대상이나 물질적 효용으로부터 행복을 끌어내려면,
그 전에 우선 좀더 중요한 감정적 또는 심리적 요구들을 충족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런 요구들 중에는 이해에 대한 요구, 사랑, 표현, 존경에 대한 요구가 있다.
따라서 중요한 인간관계 속에 흥건하게 교여 있는 몰이해와 원한이 갑자기 드러나면,
우리의 마음은 화려한 열대의 정원과 해변의 매혹적인 목조 오두막을 즐기려고 하지 않는다.
아니, 즐길 수가 없다. _p39
"상상력은 실제 경험이라는 천박한 현실보다 훨씬 더 나은 대체물을 제공할 수 있다"
실제 경험에서는 우리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것 때문에 정작 우리가 보러 간 것은 희석되고 만다.
우리는 근심스러운 미래에 의해서 현재로부터 끌려나온다.
당혹스러운 신체적, 심리적 요구들 때문에 이학적 요수들의 감상은 방해를 받는다. _p41
우리가 자신의 진정한 자아와 가장 잘 만날 수 있는 곳이 반드시 집은 아니다.
가구들은 자기들이 불변한다는 이유로 우리도 변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가정적 환경은 우리를 일상생활 속의 나라는 인간,
본질적으로는 내가 아닐 수도 있는 인간에게 계속 묶어두려고 한다. _p80
우리가 휴게소와 모텔에서 시를 발견한다면, 공항이나 열차에 끌린다면,
그것은 아마도 그 건축학적인 불안전함과 불편에도 불구하고,
그 유별나게 화려한 색깔과 피로한 조명에도 불구하고,
이런 고립된 장소에서는 이미 터가 잡힌 일반적인 세상의 이기적인 편안함이나
습관이나 제약과는 다른 어떤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은연중에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_p84
매혹적인 사람이 이국적인 땅에 가게 되면 자신의 나라에서 가지고 있는 매력에 그 사람이 있는
장소가 주는 매력이 보태진다.
자신에게 없는 부분을 다른 사람에게서 찾는 것이 사랑이라면,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을 사랑할 때는
우리자신의 문화에는 빠져 있는 가치들에
좀더 가깝게 다가가 고자 하는 마음도 따라갈 것이다. _p117
조국이라는 관념 - 즉 지도 위에 빨간색이나 파란색으로 표시해놓은
땅덩어리 위에 살면서 녹색이나 검은색으로 표시한 땅들은 미워하라는
요구 - 은 늘 나에게 편협해 보였으며,
맹목적이고 매우 어리석은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_p130
안내책자가 어느 유적지를 찬양한다는 것은 그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권위 있는
평가에 부응할 만한 태도를 보이라고 압력을 넣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안내책자가 입을 다물고 있는 곳에서는 기쁨이나 흥미가 보장되지 않을 것 같았다. _p149
여행의 위험은 우리가 적절하지 않은 시기에, 즉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물을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새로운 정보는 꿸 실이 없는
목걸이 구슬처럼 쓸모없고 잃어버리기 쉬운 것이 된다. _p161
여행은 피상적인 지리적 논리에 따라서 우리의 호기심을 왜곡한다.
이것은 대학 강좌에서 주제가 아닌 크기에 따라서 책을 권하는 것만큼이나 피상적이다. _p163
도시가 생명을 파괴하는 여러 감정을 만들어낸다고 비난했다.
사회 위계에서 우리의 지위에 대한 불안, 다른 사람들의 성공에 대한 질투,
낯선 사람들의 눈앞에서 빛을 발하고 싶은 욕망. _p178
워즈워스는 자연 속에서 살면서 자신의 성격이 경쟁, 질투, 불안에 저항하는 쪽으로
형성되어갔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워즈워스는 이렇게 찬양했다.
" 나는 위대하거나 아름다운 것들을 통해서
인간을 처음으로 보았고,
그러한 것들의 도움을 받아
처음으로 인간과 교감했다.
그리하여 우리가 사는 보통 세상의
모든 곳에서 들끓고 있는
비열함, 이기적 관심,
거친 행동거지, 그리고 천한 욕정에 대한
확실한 안전판과 방호벽이 세워졌다. " _p195
일이 네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놀라지 말라.
우주는 너보다 더 크다.
일이 네 뜻대로 되지 않은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놀라지 말라.
너는 우주의 논리를 헤아릴 수 없다.
산 옆에 있으면 네가 얼마나 작은지 보아라.
너보다 큰 것,
네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받아들여라.
세상이 너에게는 비논리적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세상이 그 자체로 비논리적인 것은 아니다.
우리의 삶이 모든 것의 척도는 아니다.
숭고한 곳들을 생각하면서
인간의 하찮음과 연약함을 생각하도록 하라. _p224
화가는 단지 재현만 하는 것이 아니다.
화가는 선택을 하고 강조를 한다.
화가는 그들이 그려낸 현실의 모습이
현실의 귀중한 특징들을 살려내고 있을 때에만
진정한 찬사를 받는다. _p264 (vfx)
사실 예술 혼자서는 열광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없다.
또 예술은 예술가들에게만 있는 독특한 정서에서 생기는 것도 아니다.
예술은 단지 열광에 기여하고, 우리가 이전에는 모호하게만 또는
성급하게만 경험한 감정들을 좀더 의식하도록 안내할 뿐이다. _p268
아름다움을 제대로 소유하는 방법은 하나뿐이며,
그것은 아름다움을 이해하고,
스스로 아름다움의 원인이 되는 (심리적이고 시각적인)
요인들을 의식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런 의식적인 이해를 추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자신에게 그런 재능이 있느냐 없느냐에 관계없이,
그것에 관해 쓰거나 그것을 그림으로써
예술을 통해서 아름다운 장소들을 묘사하는 것이다. _p277
진정으로 귀중한 것은 생각하고 보는 것이지 속도가 아니다. _p280
우리가 여행으로부터 얻는 즐거움은 여행의 목적지보다는
여행하는 심리에 더 좌우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생략) 그렇다면 여행하는 심리란 무엇이간?
수용성이 그 제일의 특징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수용적인 태도가 되면, 우리는 겸손한 마음으로 새로운 장소에 다가가게 된다. _p308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 -하찮고 일상적인 경험- 을 잘 관리함으로써
그것을 경작 가능한 땅으로 만들어 1년에 세 번 열매를 맺게 한다.
반면 어떤 사람들 -그 숫자는 얼마나 많은지!- 은 운명의 솟구치는 파도에
휩쓸리거나 시대와 나라가 만들어내는 혼란스러운 물줄기 속으로 밀려들어가면서도
늘 그 위에 코르크처럼 까닥거리며 떠 있다.
이런 것을 관찰하다 보면, 우리는 결국 인류를 둘로 구분하고 싶은 유혹,
즉 적은 것을 가지고 많은 것을 만드는 방법을 아는 소수(극소수)와 많은 것을
가지고 적은 것을 만드는 방법을 아는 다수로 구분하고 싶은 유혹을 느끼게 된다. _p318
p.s 여전히 '알랭 드 보통' 의 책은 다 읽고 나면 '한번 더 읽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똑같이 여행을 하면서 이렇게 다른 생각을 가지고,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웠다.
'알랭 드 보통'은 여행을 할 때 안내자 라는 사람을 두고 여행을 하게 된다.
여기서 안내자는 실질적으로 이끌어주는 가이드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시나이 사막' 으로 간다면 안내자는 '에드먼드 버크' '욥' 이되는 것이다.
우리의 일반적인 여행처럼 단지 먹고 보는 것에 만족하는 것이 아닌,
안내자를 통해서 여행을 온전히 수용하려하는 느낌이었다.
챕터의 단락, 단락을 읽을 때마다
'여행을 이런 테마를 가지고 여행을 한다면, 좀 더 흥미롭고,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또 그렇게 해보고 싶었다.
나는 특히 풍경 챕터의 '시골과 도시에 대하여', 예술부분의 '눈을 열어주는 미술에 대하여',
라는 부분에 눈이 많이 갔다.
첫번째로 '시골과 도시에 대하여' 부분에는 진아가 말하는 도시의 부정적인 부분과 시골이 주는 긍정적인 느낌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것과 일치해, 읽는 내내 진아말들이 생각이 났다.
사실 나는 여행을 가려 할 때, 그 지역의 유명한 장소, 유적지 이런 관광사업이 잘 발달되어 있는 장소만 생각을 했는데,
아무도 가지 않는 시골, 그 편안함과 오히려 그 나라의 전통과 정서가 잘 길들여져있는 곳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진아가 시골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안된다.' 라는 생각이 먼저든 자신을 반성하게 되는 시간이기도 했다.
두번째, '눈을 열어주는 미술에 대하여' 라는 챕터는 '프로방스' 라는 곳을 '빈센트 반 고흐' 와 함께 여행하게 된다.
여행도 여행이지만, 예술이 의미하는 것들과 화가에 대한 이야기들이 눈에 들어왔다.
특히
화가는 단지 재현만 하는 것이 아니다.
화가는 선택을 하고 강조를 한다.
화가는 그들이 그려낸 현실의 모습이
현실의 귀중한 특징들을 살려내고 있을 때에만
진정한 찬사를 받는다. _p264 (vfx)
이 대목에서는 내가 가지고 있던 꿈을 대입하여 읽어보니...
너무나도 잘 맞고, 내가 가지고 있는 VFX에 대한 애매한 생각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 되었다.
또 뎃생을 하면서 '그 사물, 풍경에 있는 온전한 것들을 느끼게 되고 비로소 자신의 것이 된다.' 하였는데
그 부분에서도 공감이 갔다.
나는 여행을 가면 사진찍는 것을 괴장히 좋아한다.
그곳의 아름다움, 황홀함, 또 그 순간을 기억하고 싶은 욕구가 앞서기 때문이다.
사진은 셔터의 올림 내림의 한순간으로 남겨지고,
뎃생은 오랜시간 부분부분을 보며 음미한는 것에 대한 차이가 있다.
하지만 사진을 'color grading' 하면서 사진을 전경, 중경, 후경으로 나누고 Layer를 이곳저곳 계속 나누며
'color grading' 을 하다보면, 여행당시에 못느꼈던 것들을 많이 발견하고,
뎃생과는 다르게 여행을 다녀와서 다시한번 여행을 음미 할 수 있는 것들에 차이도 있다.
책에서 말하는 뎃생처럼 완벽하게는 느낄수 없겠지만 비슷하게나마는 공감을 하였다.
마지막으로 '여행의 기술' 이라는 책은 '여행을 하면서 읽어도 재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을 하며 책에 나와있는 기술들을 적용시키는 것, 분명히 여행을 더 색다르게 만들어 줄 것 같다.
하지만 꼭 여행을 가서야만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책 마지막 부분에도 나와있듯이
내가 살고 있는 마을, 익숙함에 속아 '나는 이곳을 다 알고 있다.' 라는 생각에 빠져있는 곳에서도
충분히 적용 할 수 있다.
뭐... 이렇게 말해도, 나는 여행가서 하고 싶다.
아 그리고 '욥' 이나와서 든 생각인데, 이번 년도 안에 성경책 다 읽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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